(클릭하시면 
세부 지역명을 보실 수 있을만큼 커집니다.)



서호주(WA)의 관광지는 퍼스Perth 남쪽지역과 북쪽지역으로 나뉜다.

북쪽에 비하면 조금 덜 무덥고, 덕분에 좀 더 비옥하고, 그래서 조금 더 개발된 편.

서호주에서는 그나마 농장/농장이 발전한 지역으로, 세컨비자를 노리는 도전적인 워홀러들이 간다.

이 지역을 여행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자가 운전이므로 여행자에게는 렌트가 좋다.

호텔, B&B, 캠프 사이트 등도 풍부하지만 명절 및 휴일에는 선 예약을 권한다.

서호주는 원주민Aborigine 이 많기때문에 노숙은 피하는 것이 좋다. 

(불가능하지는 않다. 한국인 남성들이야 곧 잘 한다지만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면 기겁을 하며 손사레치는 정도.) 


관광명소는 크게 해안지역, 내륙지역, 그 중간의 농장지역으로 나뉠 수 있겠는데

해안 명소로는 만두라Mandurah, 번버리Bunbury, 버셀턴Busselton, 오거스타Augusta, 월폴Walpole,  덴마크Denmark, 알바니Albany  에스페란스Esperance 등이 유명하고

내륙지역에서는 웨이브 락Wave Rock, 광산지역 칼굴리Kalgoorlie, 

농장지역은 와이너리와 서핑천국 마가렛 리버Margaret River, 사과 명소 도니 브룩Donny Brook이 가 볼 만 하다.









호주의 바다는 대개 아름답고 평화로운데, 얼마나 좋은지는 사실 '어디를' 가느냐가 아니라

"날씨"가 더 중요하고 "대도시에서 멀면 멀수록" 그 경치가 보기 좋은 확률이 높아진다.


당시 나는 여행을 즐기지 못했다.

그 아름답던 호주의 하늘과 바다도 다 '그게 그것'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했고 

매 번 바뀌는 여행 친구들을 지겨워하기 시작했다.


나보다 어린 대만 아가씨와 아버지 뻘 중국인 아저씨(이하 A)로 구성 된 이번 여행은 

정말이지 시작부터 삐그덕댔다.

나는 그들과 말이 잘 통하지 않았고, 내 짧은 영어는 늘 타박의 대상이 되었다.

A 와 나는 물과 기름처럼 달랐고, 공통점이라고는 불같은 성질머리 뿐.

중간에 끼인 아가씨는 처음에는 쩔쩔매다 곧 포기하고 혼자만의 여행을 즐기기 시작했다.


인정한다. 지난 반 년간, 초보여행자인 나는 꽤나 안하무인으로 편하게 여행을 했다.

하지만 이 남자의 욱하는 성격도 보통이라고는 못할 수준이다.

A 는 동양계의 나이 든, 건축가이자 사업가였다. 

아, 이 이상 그를 잘 표현 하기 어렵지만 노력해보겠다..


- 눈썹이 아주 짙고, 얇고 검은 테의 안경 아래에 부리부리한 눈. 코는 국적에 비해 크고 높았다. 

아마 젊었을 때엔 꽤 미남이었겠지만 지금은 나이가 들어 살이 찌고, 주름은 중력따라 무겁게 내려앉았다.

조금은 얇지만 아래로 야무지게 다문 입술은 그가 현역으로 일하는 협상가라는 인상을 주곤 했다.

키는 중국인들의 평균. 그는 인정하지 않겠지만 절대로 크진 않다는 이야기. 

그 체형이면 뒤뚱거리며 걸을만도 하건만, 걸음새는 아주 단단했다. -

A 자신도 인정했듯이 그는 아주 까다롭고picky, 그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생김새.


아, 나는 정말이지. 이런 남자를 견디지 못한다.

여자도 견디기 힘들지만, 이 사람은 중국계 마초잖나. 

인종과 성별에 상관없이 이 사람은 아주 완고하고 저돌적으로 부딪힌다는 말이다.

운전대를 잡은 뒤로는 성질머리가 여과없이 드러났다.

나는 센스없이 욕을 쓰는 사람을 질색하는데, 이 사람은 문장마다 습관이다. 

한국이 아닌 타지에서, 영어 비속어를 속성으로 배우게 될 줄은 몰랐다. 차 안에선 도망칠 수가 없으니까.

거기에 끈적해 빠진 외설적 농담들. 나는 이 사람을 연장자로서 존경할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그가 내 경멸과 오만을 모를 만큼 멍청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차가운 내 시선을 도무지 멈출 수가 없다.


장기간의 주행 중, 우리는 매일 언성을 높이고 싸우고 또 싸우다가 이내 말 한마디 없는 시간이 반복되었다.

잘 교육받은 게 분명한 A 는 영국 영어를 매끄럽게 구사했고 나는 짧은 미국영어를 흥분한 채 내뱉을 뿐이었는데,

그의 "Are you speaking English?" 와 "I'm Telling you!"의 반복은 정말이지 날 차에서 뛰어내리고싶게 했다.

사실 A 도 화가 나긴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단지 나를 괴롭히면서 발산하고 있을 뿐.

유교적 교육을 받고 자란 영어 짧은 나는 혼자 가슴을 쳤다.

 

잘 지내보고 싶다가도 견딜 수 없는 시간의 무한 반복.

가급적 우리의 여행이 빨리, 빨리 끝나기만을 기도했다.


그의 고급스런 취향 덕에 맛 본 진미眞味들도, 눈부신 인도양과 남극해에도 불구하고 

조수석의 가시방석은 내게 지독한 교훈을 주었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 장소, 경험, 비용.  그 무엇도 아니고 함께하는 사람.

그리고 이런 지독한 만남에서도 모든 것을 초월한 우정은 꽃핀다는 사실.



to be continued....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옆집누나 Ran


호주에서 가장 사랑하는 주, Tasmania. 

그 중에서도 제가 호주에서 가장 사랑하는 도시라면

망설임없이 꼽을 수 있는 이름은 Launceston.


기억도 많고, 추억도 많고.

장기 여행자 주제에 되돌아가 한달이나 머무르게 했던 탈선脫線의 마을.

그런 주제에 돌아다니거나 사진도 많이 찍지 못했던 아쉽고 아련한 이름.







텅 빈 거리. 따뜻한 햇살. 금빛 주황색 Tama 강.

그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정시마다 울리는 교회의 종소리.

나른하고 스산한 도시.


숙소에서 늘어져 하품하다 문득 눈물이 날 것 같은 좋은 기억만 가지고 떠났지만

다시 가 봐도 그때 그 사람들은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을 게 뻔한 거리.

추억에서만 아름다울 거리, 찾지 못할 시간.


이 때 나는 많이 불안했고 아직 잘 몰랐다.

쉽게 믿고 의지하고 화를 내고 토해내던 기간.

이 시간들을 후회하진 않지만 지금은 좀 더 현명하게 여행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참 어렸구나. 

생각하면서 웃음지을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야.

여행을 떠나오길 잘 했다, 싶어 또 다행.





처음 좋아지기 시작한 크리스찬 건물.

소개해준 오지 친구가 Church 라길래 교회라고 소개했던 나는, 

한국에서 교회 좀 다녀 본 친구들에게 여긴 교회가 아니라 성당이라고 혼쭐이 났다.

그러면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면 될 일을. 나이도 많은 나는 끝까지 교회라고 못난 티를 다 내며 우겨댔다.

교회든 성당이든, 나란 앤 그게 뭐가 그리 중요했는지.


The Holy Trinity Church

34 Cameron St Launceston TAS 7250










한껏 골이 난 나를 위로해주듯 데려간 2층에서, 백발의 친구들은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해주었다.

이렇게 오래되고 웅장한 소리는 처음 들어봐. 나는 철없이 꺅꺅대며 동영상을 찍어댔다.

이곳에서는 모두 나이든 교인들 뿐, 예배가 끝나면 묽은 차와 커피, 과자를 나눠 먹곤 했다.

나는 한국에서도 여행지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나보다.

노인들은 철없고 이기적인 나도 받아주니까.

낡고 오래된 곳이 좋아.













캐터랙트 협곡 Cataract Gorge.

타마강과 함께 론체스톤에서 가장 가볼만한 곳.

둘 다 아주 조용하고 한적해서 좋아.









모기가 가득해서 짜증만 내던 내게도

하늘은 이렇게나 예뻤더랬다.


슬픔도 괴로움도 기쁨도 즐거움도

어차피 지나갈테니까 이만하면 괜찮지.





론체스톤을 들른 한국인이라면, 적어도 수십명은 도움을 받지 않았을까.

우연히 한 한국인 청년을 도와준 것을 계기로,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한국 화폐를 모으는 취미를 가지고,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조건없이 도와주던

SanE 같은 최신가요들도 죄다 불러대는 백발의 친구.

지금은 Psy 노래 따라 부르고 있어요?

너무 많은 사람들을 도와줘서, 날 기억 못할지도 모르지만 난 당신을 기억해요. 




론체스톤은 이 사진같았는지도 모른다.

하얗고 때 묻지 않아 예쁜, 유리창 너머에 있던 도시.

그 땐 내가 멍청해서 잘 몰랐어 고마워.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옆집누나 Ran


티스토리 툴바